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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사랑이었을까.

huuka 2023. 11. 20. 12:26

"고양아는 체내에서 비타민c가 생성되지만 사람은 비타민 c가 생성되지 않아."
"비타민c만 잘 먹어도 병 날 일 없어."
"비타민c는 산화가 잘 되니까 통 속에 들어있는 것 보다 하나씩 포장된 것으로 먹어야하고 영국산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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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가 들어도 가슴이 아파도 현기증이 나도 모든 아픈 것에 비타민 c면 된다는 사람이 있었다. 얼마나 아프니? 병원에 가보자.라는 말보다 비타민 c만 먹으면 된다는 말에 퍽이나 서운하기도 했다. 나는 잘 챙겨먹는 사람이 아니었고, 사후약방문처럼 늘 몸에 말썽이 생기면 병원을 찾아 단시간에 회복되는 방법들을 써왔다. 기침을 할 때나 피곤할 때 언제나 뒤에 따라오는 말은 "오늘 비타민 몇개 먹었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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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와서 크게 아픈 적은 몇 번 없었다. 내 몸은 주인보다 영민해서 알아서 처신을 잘 한다. 살아내야할 동안 아프지 않다. 잘 버텨주는 몸이 고마웠다. 어젯밤부터 목이 칼칼해지기 시작했다. 아마도 몇 일 전 바람부는 날 바깥 세일준비를 한다고 차가운 바람은 쐰 탓인가보다. 오늘 아침부터 목소리가 완전히 변했다. 추수감사절인 오늘 어떻게 예배를 마치고 집에 오니 몸에 한기가 들면서 기침에 피가 섞여 나온다. 급하게 찾은 비타민을 2알 털어 넣는다. 그곳에서 제일 싼 영양제가 비타민 c 아니던가? 들은 풍월이 있어 영양제 왕국인 이곳에서도 굳이 한국 비타민c를 찾았더니 비싼 가격에 화가 나서 살 수가 없다. 지난 달 한국나가셨던 권사님편에 부탁해 받은 비타민과 유산균이 이렇게 빛을 발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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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가도 일주일 집에서 비타민 먹고 보내도 일주일이지만 집에만 있을 수 없는 나로서는 비타민과 nyquil2알이랑 같이 먹고 히터를 최고로 올려본다. 내일이면 오늘보다 몸이 조금 낫기를, 몸이 무너지면 마음마저 무너진다. 몸아 제대로 버텨주길. 목구멍 까지 차오른 그리움은 기침으로 뱃고 입에 고인 슬픔은 약과 함께 삼켜버린다. 쪼개지는 건 머리가 아니고 그의 형상이기를.. 뜨슨 그곳의 방바닥이 유독 그리워진다. 내 머리를 받쳐준 악돌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