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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이 폈다 하더이다.
huuka
2025. 4. 3. 10:34
비가 잦은 걸보면 봄이 왔음이 분명하다.
매화꽃이 피었다 지고, 벚꽃이 몸을 불려갈 무렵 함박 웃음으로 벙글어지는 목련의 때가 이맘때다.
이곳에는 순백의 목련보다 적목련을 많이 볼 수 있다. 소프트 아이스크림같은 우윳빛깔의 목련보다 적목련은 세련됨과 고고함을 가지고 있다. 뽀얀 피부에 보라빛이 감도는 짙은 분홍정장을 입은 듯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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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돌아오는 생일이 이제는 반갑지가 않다. 한 살 더 먹었다는 설움보다는 삶에 대한 감사가 사라진 탓이겠지. 덕담인지 진담인지 알 수 없지만 앞으로 30-40년은 더 살건데 건강하셔야지요하는 말을 들을 때면 그 시간이 아득해져서 나는 어찌할바를 모르겠다. 하지만 새로운 학문을 공부하고 배운 것을 사회에 조금이라도 환원하려면 10년은 분발해서 살아내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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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나와 다른 오늘의 나는 더욱 새로워질 내일의 나에게 손을 내민다. 그렇게 고국의 나의 생일이 지나가고 이곳에서의 생일이 다가오는 시간에 조금은 편안해진 스스로의 모습에 감탄하지만 여전히 그리운 얼굴에 건네는 인사.'안녕?'. 단 한번도 마음에서 우러난 감격의 축하를 그에게 받은 적이 없다는 것을 알지만 함께 한 것이 축하였다고 자조하면서 이제는 그 자조마저도 잊어버릴만큼 희미한 시간속에 있다는 것을 찰라의 봄에 띄워보낸다. 그리고 이렇게 말해. 감당할 수 없는 괜찮은 사람으로 나는 변화해가고 있어. 아무렴.